한미 바이오매스 협력포럼
차세대 전기생산 최적연료
2030년대 발전소 구축 위해
'값싸게 대량생산' 방식 고심
美정부 "노하우 전수해달라"
미국이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할 '키'로 해조류를 지목했다.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가 육상식물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다양한 해조류를 원료로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해 화석연료를 대체한다는 구상은 구체적으로 진행 중이다. 2030년대 해조류 바이오에탄올 발전소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미국은 한국과의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밝혔다. 연안 해조류 양식에 있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한국의 과학기술력과 노하우를 높이 평가하면서 공동 연구개발(R&D)을 제안했다. 에벌린 왕 미국 에너지고등연구계획원(ARPA-E) 원장은 지난 24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에서 열린 '한미 해조류 바이오매스 공동 연구 국제 심포지엄'에 참가해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미국 에너지부(DOE) 소속인 ARPA-E는 다양한 에너지 분야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자금을 제공하는 R&D 지원 조직이다.
바이오매스는 태양에너지를 받아 유기물을 합성하는 식물과 이들을 먹이로 하는 동물과 미생물 등 생물 유기체를 총칭하는 용어다. 바이오연료·화학소재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바이오매스 원료인 해조류는 성장이 매우 빠르다는 점, 식량 문제와는 별개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할 탄소포집 능력도 좋다. 벤저민 위너 ARPA-E 박사는 "해조류는 옥수수와 비교해 면적당 약 16배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한다"며 "에탄올 등의 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개량 역시 쉽다는 장점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해조류는 2000년대 이후 온실가스 저감과 에너지 분야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아 활발한 연구가 진행돼왔다. ARPA-E는 2030년대부터는 바이오매스 스케일링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플랜트를 구축하고, 2040년대부터는 상업화도 추진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해조류를 값싸게 대량생산하는 것이다. 대량생산 시스템이 구축돼야 바이오에탄올 생산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에 손을 내민 것도 이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해조류 생산이 많은 국가다. 우리나라는 약 1000종의 해조류를 연간 약 176만t 생산한다. 생산과정에서 쌓인 기술력이나 노하우는 세계 최고다.
해조류를 대량생산하려면 건조와 탈염 등을 위한 해상 전처리 기술, 위성·해상 기반의 양식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갖춰야 하는데, 한국의 해조류 양식기술과 미국의 첨단 해양공학·자동화 기술이 융합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양국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외해 양식이다. 사이먼 프리먼 ARPA-E 박사는 "외해로 양식장을 확장하면 생산량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며 "수심 50m에서 수심 200m로만 양식장을 이동해도 생산량이 약 3.6배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은 이미 해양수산 연구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지난 1월 체결했다.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은 ARPA-E와 함께 산업용 해조류 외해 양식 시스템 구조와 자동화 설비, 원거리 양식기술 등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MOU 이후 후속 교류 행사였다. 해조류 양식과 해조류를 기반으로 한 해양바이오 산업을 발전시키고 해양 탄소 흡수원으로서의 활용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오운열 KIMST 원장은 "이날 행사는 해조류 기반의 바이오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신소재 및 신규 탄소 흡수원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였다"고 밝혔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도 "해조류 바이오매스의 대량생산을 위한 기술을 확보하고 기후 재해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일경제·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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